…
촬영을 위해 곧 외국으로 떠난다고 들었습니다. 여전히 바쁘게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어요. 영화 <레토>로 칸 국제영화제에 다녀온 뒤 2년 정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많은 작품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고맙게도 출연 제안을 받은 작품 모두 좋은 작품이었고, 인지도를 차곡차곡 쌓으며 사람들에게 저를 알리고 싶었죠. 인디 예술 영화로 영화제에서 주목받고 이를 계기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건 이상적인 그림이지만, 일관되게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일종의 훈련처럼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간 작품을 선택하며 지키고 싶은 기준이 있었나요? 장르를 떠나 일단 재미있어야 해요. 영화와 드라마 모두 엔터테인먼트 산업이고 ‘엔터테인’에 충실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데 관심이 많아요. 마치 모험처럼. 제가 지금껏 해보지 못한 일 혹은 다른 배우들이 아직 해보지 않은 일에 호기심이 생겨요. 다양성을 추구하는 데도 애정이 있고요.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일에 더 도전해보고 싶은가요? 톰 크루즈가 연기한 액션영화 같은 작품을 아시아 스타일로 해보고 싶어요. SF와 호러에도 관심 있고요. 상업적인 작품과 예술 독립 영화를 경계 없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해요.
배우에게는 연기하는 시간만큼 연기하지 않는 시간도 중요할 것 같아요. 보통 작품을 끝내면 제가 연기한 캐릭터의 습관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해요. 그러기 위해 일상생활을 되찾으려고 하죠. 그래야 다음 작품을 준비할 수 있거든요.
그 일상 안에 무엇이 있나요? 산행을 즐기고 요리도 좋아해요. 음악 작업도 가끔 하고 글도 쓰죠. 시 쓰는 걸 좋아하는데, 그 시 중 하나에 스토리를 덧붙여 <양말 괴물 테오>라는 동화책을 쓰기도 했어요. 그 동화책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다음을 어떻게 써야 하나 요즘 고민하고 있어요. 마이크로코즘(microcosm)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호기심이 많아 작품을 하지 않을 때도 항상 바쁘죠. 요즘은 궁금한 요리 몇 가지를 계속 연구하는 중이에요. 최근 자주 만드는 요리가 세 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비빔국수예요. 여름에 시원하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담백한 비빔국수 레시피를 개발했죠. 들기름 넣은 간장에 설탕을 조금 넣고 골뱅이나 성게알, 김 가루 아니면 갓 김치를 넣어 만들어요. 라자냐도 좋아하고 파이에도 빠져 있어요. 파이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파이 셸이에요. 이걸 잘 만들어야 파이가 맛있거든요.
요리하는 즐거움은 뭘까요? 요리를 하면 일에 대한 고민이 사라져요. 그리고 열심히 만들면 결과물이 남죠. 이걸 사람들과 나눠 먹을 수 있고요.
요리는 만든 사람의 취향이 반영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제가 만드는 음식은 양이 푸짐한 홈메이드 음식이에요. 돼지 다리로 만드는 독일 요리인 학센도 서너 개 만들어 친구들을 초대해요. 이왕 만드는 거니까 한꺼번에 많이 만들거든요.
유태오의 냉장고 안이 궁금해요. 지금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특별한 음식이 있나요? 제가 만든 하몽과 리코타 치즈요. 돼지를 부위별로 연구해서 소시지를 만들었어요. 얼마 전에는 하몽도 만들었죠. 숙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만드는 법은 아주 간단해요. 돼지 목살을 소금에 절여 냉장고에서 발효시킨 다음 레드 와인에 씻어 허브를 올려두면 끝이거든요. 홈메이드라서 엄청 신선하고 사 먹는 것보다 맛있어요.
냉장고에 와인과 치즈를 위한 공간이 따로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 촬영에 등장하는 삼성전자 셰프컬렉션 신제품에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비크포크 수납존이 있어요.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데 와인 & 치즈존도 있더라고요. 여름에는 이 안에 오스트리아산 화이트 와인인 트라미너(Traminer)를 넣어두고 싶어요. 오스트리아에 허브가 많아 와인도 향기롭고 여름에 잘 어울리거든요. 맛이 달콤해서 디저트 와인으로 좋아요. 여기에 치즈와 체리, 아니면 참외에 하몽을 얹어 먹으면 무척 잘 어울려요.
냉장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능은 뭔가요? 섹션별로 온도를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이요. 음식마다 필요한 적정 온도가 다르잖아요. 셰프컬렉션에는 육류부터 와인까지 음식 종류에 따라 온도를 6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셰프 멀티 팬트리가 있어 음식과 재료를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어요. 디자인도 물론 중요하죠. 셰프컬렉션 세라 블랙은 천연 세라믹의 촉감이 새로워요. 소재에서 오는 묵직한 느낌도 좋고요. 그리고 시원한 마레 블루도 인상적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여름과 닮은 색이거든요.
한여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나요? 장맛비가 그치고 나면 찾아오는 습한 여름이요. 어린 시절 여름방학 때마다 한국에 왔는데 그때가 딱 장마 끝나고 매미가 한창 울어대는 한여름이었어요. 그런 날씨가 주는 로맨틱한 느낌이 있어요. 옛날 홍콩 영화의 한 장면에 등장할 법한.
요리와 음악, 글쓰기 등 다양한 취향이 배우 유태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아요. 뭔가를 다양하게 해보는 건 늘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다양한 것을 먹고 듣고 봐야 무엇이 좋고 나쁜지 알 수 있잖아요. 다양한 것에 접근하고 경험해봐야 그것에 대한 취향이 생기고 주관이 확고해지죠. 언어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작품 때문에 다양한 언어를 배웠어요. 영화 <레토>에 출연하며 러시아어를 배웠고, 요즘은 작품 오디션 때문에 일본어도 조금 배웠어요. 드라마에서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아랍어도 했죠. 언어마다 소리를 낼 때 혀의 모양과 소리를 내는 방식이 달라요. 호흡의 영향도 받고요. 외국어를 연습하다 보면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화가도 다섯 가지 색으로 그림을 그릴 때와 열 가지 색으로 그림을 그릴 때 다르게 표현하잖아요. 취향이 다양하고 감수성이 풍부해지다 보면 배우로서 표현할 수 있는 지점이 좀 더 섬세하고 다양해지는 것 같아요.
About the Author: suzy violet
관련 글
-
editor suzy violet